아침저녁으로 차가운 공기가 느껴지면서 여름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돌아가던 선풍기를 정리할 때가 왔습니다.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서랍 속 긴 옷을 꺼내는 일만큼이나 여름 가전을 깔끔하게 거두어들이는 작업이 필요합니다.
그냥 콘센트만 뽑아 베란다나 구석에 밀어두면 내년 여름을 맞이할 때 찐득하게 들러붙은 묵은 먼지 때문에 청소하기가 훨씬 고통스러워집니다. 오늘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간단한 분해 청소 과정부터 먼지 쌓이지 않게 보관하는 살림 노하우를 차근차근 알려드릴게요.
안전하게 분해하고 찌든 먼지 묵은 때 빼내는 세척 준비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전원 플러그를 콘센트에서 완전히 뽑는 일입니다. 가전제품을 만질 때는 방심하지 않고 전기를 확실하게 차단하는 것이 사고를 막는 기본입니다. 그 뒤에 선풍기 아랫부분에 있는 작은 고정 나사를 드라이버로 풀어 전면망을 분리해 줍니다.
그다음 날개를 고정하고 있는 마개를 돌려 빼내야 합니다. 이 마개는 일반 나사와 다르게 시계 방향으로 돌려야 풀리는 구조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억지로 반대 방향으로 힘을 주면 플라스틱 연결 부위가 부러질 수 있으니 부드럽게 시계 방향으로 돌려주셔야 합니다.
날개와 후면망까지 깔끔하게 빼냈다면 이제 먼지를 불려줄 세제를 만들 차례입니다. 대야에 따뜻한 물을 채우고 베이킹소다와 주방세제를 일대일 비율로 섞어 줍니다. 베이킹소다의 기름때 분해 능력과 주방세제의 세척력이 만나서 찌든 때를 순식간에 녹여줍니다.
준비한 세제를 부드러운 수세미에 묻혀 날개와 망을 꼼꼼하게 닦아냅니다. 살 사이사이 촘촘하게 박힌 미세먼지는 못 쓰는 칫솔을 활용해 구석구석 문지르면 시원하게 떨어져 나갑니다.
강한 화학 세제를 쓰면 플라스틱이 하얗게 변색할 수 있으니 순한 주방 세제를 쓰는 편이 좋습니다.
물기 잔여물 없이 완전 건조하고 모터 먼지 털어내기
세척을 마친 부품들은 깨끗한 물로 헹군 뒤 바람이 잘 통하는 그늘에서 바짝 말려주어야 합니다.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는 베란다 한가운데에 두면 직사광선의 열기 때문에 플라스틱 틀이 비틀어지거나 모양이 변할 수 있습니다.
물기가 조금이라도 남은 상태에서 조립하면 보관하는 동안 모터 안쪽으로 습기가 들어가 녹이 슬거나 퀴퀴한 곰팡이 냄새가 발생합니다. 시간을 두고 최소 두 시간 이상 바짝 말리거나 마른 타월로 틈새 물기까지 완벽하게 닦아내는 과정이 꼭 필요합니다.
부품이 마르는 동안 선풍기 본체 뒤쪽의 모터 커버를 살피셔야 합니다. 모터 구멍 사이에는 한여름 동안 들어간 솜먼지와 미세먼지가 빼곡하게 쌓여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먼지를 방치하고 보관하면 내년에 켰을 때 과열이나 화재의 원인이 됩니다.
모터 덮개 구멍에 쌓인 먼지는 안 쓰는 붓이나 마른 헝겊을 이용해 슥슥 털어내면 쉽게 떨어집니다. 청소기 노즐을 대고 먼지를 흡입하는 것도 아주 쉬운 방법입니다.
날개가 걸리는 쇠기둥 축에 윤활유나 린스를 살짝 묻혀두면 겨울 동안 녹이 슬지 않아 내년에도 부드럽게 잘 돌아갑니다.
신문지와 부직포 커버로 내년까지 먼지 완벽 차단하기
부품이 완전히 말랐다면 이제 역순으로 차곡차곡 조립을 진행해 줍니다. 이렇게 깨끗해진 선풍기를 내년 여름까지 먼지 하나 없이 보존하려면 신문지 한 장만 있으면 됩니다. 날개 정전기 때문에 끌려오는 미세먼지를 완벽하게 가려주는 구원투수 역할을 합니다.
선풍기 전면망 위에 신문지를 넓게 덮어준 뒤 분무기로 물을 가볍게 두세 번 분사해 줍니다. 물기를 살짝 머금은 신문지는 그릴 틈새 모양에 맞춰 착 밀착되어 빈틈없이 감싸게 됩니다. 시간이 지나 수분이 날아가면 깁스를 한 것처럼 형태가 단단하게 고정됩니다.
신문지로 헤드 부분을 감싸고 나면 통기성이 좋은 부직포 커버나 대형 비닐을 덮어 아래쪽을 잘 묶어줍니다. 비닐만 씌우는 것보다 안쪽에 신문지 보호막이 있으면 내부 결로 현상도 막아주고 먼지도 공기 중으로 들어가지 못하게 완벽하게 막아줍니다.
마지막으로 선풍기 리모컨이 있는 모델이라면 안에 들어있는 건전지를 반드시 빼두셔야 합니다. 몇 달 동안 건전지를 넣은 채 방치하면 안에서 누액이 나와 회로가 부식되고 고장 나기 쉽습니다. 건전지까지 쏙 빼서 따로 보관해야 긴 겨울을 지나고도 새것처럼 쓸 수 있습니다.
오늘 안내해 드린 순서대로 차근차근 진행해 보시면 단 십분 만에 깨끗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지체하지 말고 지금 당장 거실에 있는 선풍기 플러그부터 뽑아 신문지 청소를 시작해 보세요.